이탈한 자가 문득

IMG_1230(7485)_0(2957)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저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그 별똥별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 김중식 / 이탈한 자가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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