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비불명 (不飛不鳴)

감옥에서 사천권의 책을 읽었다고 알려진 자에 대해 들으며
스스로 감옥에 갇힌 젊은이들을 떠올린다.

감옥에서 그 자는
가만히 생각하고 책을 읽고
다시 생각을 하고
몸 하나 건사할 정도의 식사만 하고
다시 책을 읽었을테지

생각하는 자에게는 어떤 육체의 노동보다도
그 생각하는 것을 표출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벌이다.

그러나 수인은
수인에게 허락된 범위 안에 그 뜻을 펼치면 되고
청년은 청년에게 허락된 범위 안에 그 꿈꾸는 바를 풀어내면 되는 것이지
자유를 핑계 삼아 수인이 청년의 꿈을 탐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감옥의 한기와 고독을 동무삼아 사천권의 책을 읽은 이 자를 보라.
결국 그 뜻한 바로 한 시대를 품어낸다.

그 자가 수인으로 있을 때 청년의 것을 탐해 설쳤더라면
그는 평생 청년과 같은 뜨거운 자는 될지언정
그의 이상을 시대로 엮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기회는 온다.

뿜어져나오는 열정의 열기를 잃지 않되 내강외유 하여
한계라는 이름의 다른 면을 찾아낼 것. 그러면 하늘이 문을 연다.

그 순간, 그 찰나가 비로소 수인이 영원한 청년으로 바뀌는 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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