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부치는 편지

추신:

서울 가신지가 어느 덧 삼개월이 4년 아니 5년이 훨씬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형부네 서울 간다는 소식이 그 당시 저희들에게는 사형선고를 받는 것 보다 더 심했는데 매일 밤 언니도 저도 눈물 보이지 않으려고 몰래 몰래 소리없이 운다고 목이 꽉 메어오는 그 아픔의 눈물.

그러나 어느새 어린 새는 날갯짓을 배워 어설픈 날개짓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눈물의 여운은 아직도 우리 두 자매를 울리게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열중에 다섯은 울고 다섯은 아무리 울어도 소용없다는 생각에 다른 일을 하게 만드는 용기로 저희들에게 되돌아 옵니다.

지금 이 순간도 눈이 빨게지고 목이 메어옵니다. 하지만 울지 않겠다는 말도, 울겠다는 말도 않겠습니다.

형부 언니 두분을 울리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는데
그저 우리 희원이가 너무 안되어 보이기에 몇자 적는 것이 여기까지 왔군요.

형부, 부산에서 보여주신 것보다 더 언니를 위하고 사랑해 주시고
언니는 형부를 존경하고 뒤에서 도와 줄 수 있는 두 부부가 되세요.
그리고 하나님을 섬기는데 게으르지 않는 두 분이 되세요.

늘 평안하시고 건강하시고
하나님의 평안이 함께 하시길

1992.1.25 밤 1:45분
막내 처제, 막내 동생 李末順

표현의 미학

어머니 안계신 동안 먹으라며 맛난 반찬들을 많이 싸다 주셨다.

“고맙습니다, 잘 먹을게요.”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고마운 것은 고맙습니다 라고 (몸이 배배 꼬이지도 않고, 목소리가 기어들어가지도 않으며, 혹은 냉랭한 눈빛으로 거절하거나 튕기지 않고) 큰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한 사람이 누군가 혹은 어딘가에서 느끼는 고마움을 “감사합니다” 라는 다섯 자로 정직하게 표현 해 내기까지 27년이 걸렸네. 이런 담백하고 매력적인 표현의 미학을 알려주기 위해 지금까지 나를 끊임없이 사랑해준 사람들

받아든 반찬통을 앞에두고 문득 그 사람들이 생각이 나네요.

감사했어요. 사랑했어요. 항상 요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제목: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성시경 노래)

전 요새 메모를 적어도 어디에 적어두었는지 기억을 못해요 라고 했더니 자신도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예전에 했던 말을 잘 적어놓았다가 그날 그날 기억하게 해주는 센스!

우린 깜빡 깜빡 잘 잊어버리는 것이 많이 닮았네요. 내 것은 쌔까맣게 잊어버려도 남의 것은 다 기억하는 오지랖도 그렇구요.

좋아요.
이런 연대감. 

우리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